'황복' 한반도 고유종 한강 임진강 금강에서만 발견 지자체 보호종
민물에서 잡히는 물고기 중 가장 비싼 물고기는 뭘까요. 민물장어나 쏘가리라고 답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황복입니다. 놀랄 만큼 가격이 비싼 최고급 식재료 황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양쥐돔목' '복어아목' '참복과'에 속하는 어류인 황복은 특이한 물고기입니다. 바다에서만 사는 대부분의 복어와 달리 민물에서도 살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강, 임진강, 금강에서만 발견되는 한반도 고유종입니다.
황복은 바다에서 자라다가 알을 낳으러 강으로 올라옵니다. 웅어, 연어, 송어, 철갑상어, 황어, 사백어, 칠성장어, 은어, 빙어 등과 함께 바다에서 살다가 강에서 산란하는 소하성 어류입니다. 반대로 뱀장어, 무태장어, 꺽정이 등은 민물에서 살다가 산란하기 위해 바다로 들어가는 강하성 어류입니다.
황복의 제철은 산란을 위해 민물을 찾는 4~6월입니다. 다만 겨울에 먹어도 여름에 먹는 맛 못지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황복은 값이 비싼 복어류 중에서도 최고급 어종으로 꼽힙니다. 자연산은 1kg에 20만원에 이를 정도로 비쌉니다. 민물에서 잡히는 모든 물고기 중 가장 비싼 것은 물론이고 한국에 사는 모든 복어 중에서 가장 비싼 몸값을 자랑합니다. 그나마 어느 정도 잡혀서 가격이 많이 내려간 게 이 정도입니다. 황복이 많이 잡히지 않았던 2022년엔 700g짜리 알배기 암컷 한 마리 값이 최고 27만원이나 나가기도 했습니다.
지자체가 보호종으로 지정해 허가를 받은 어부만 잡을 수 있습니다. 배 부분에 노란색을 띠고 4~6월에 강으로 올라오는데, 그중 임진강 황복을 첫 번째로 칩니다. 파주, 적성 주변의 황복이 유명합니다. 비싸다고 아무나 잡을 수 없습니다. 황복은 1996년부터 환경부가 특정 보호 어종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허가받은 어부만 잡을 수 있습니다. 현재도 무분별한 포획을 막기 위해 일정량 이상의 어획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황복이 유명한 이유는 귀해서만은 아닙니다. 맛이 좋습니다. 주로 복국이나 회로 먹습니다. 살은 다른 생선과 달리 닭고기처럼 쫄깃한 맛이 나며, 껍질도 부드러우면서 탱글한 식감이 훌륭합니다. 지방이 적어 탕으로 끓이면 깔끔한 맛이 일품입니다.
여러 복어 요리 중 최고로 치는 황복회는 씹히는 식감과 싱그러운 담백함이 색다른 맛을 제공합니다. 은은한 단맛과 향이 매우 강합니다. 회로 먹을 땐 절대 초장을 찍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야 황복 특유의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황복 회를 즐기는 이들은 간장·고추냉이도 찍지 말고 그냥 먹기를 권합니다. 다만 다른 생선회에 비해 감칠맛이 거의 없을 정도로 담백하기에 처음 맛보는 사람은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황복 껍질은 데쳐서 초무침으로 먹습니다. 식감이 쫄깃해 별미로 꼽힙니다.
다른 복어도 그렇지만 황복의 회 역시 얇게 썹니다. 얼굴에 대면 비치고 접시에 깔아 놓으면 접시 색깔이 온전히 비치는 정도로 썰어야 합니다. 생복어 살은 단단하고 질기기에 되도록 얇게 해야 좋은 식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조금만 두꺼워도 질겨서 맛이 떨어집니다.
다만 황복을 먹을 땐 주의해야 합니다. 내장과 알, 혈액에 맹독인 테트로도톡신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황복의 독은 신경을 마비시켜 근육의 움직임을 조절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중독되면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에서 정상적인 신경전달이 일어날 수 없도록 해 호흡정지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소량만 먹어도 죽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복어조리 자격증이 있는 요리사가 만든 음식을 섭취해야 안전합니다.
복어 독은 자체적으로 생성되는 게 아니라 섭취하는 먹이를 통해서 몸 안에 쌓입니다. 양식 복어는 테트로도톡신을 만들 수 없는 사료를 먹기에 독이 없거나 약합니다. 그렇더라도 조리 과정에서 내장의 독소가 침투할 수 있으므로 복어 조리사가 안전하게 손질한 것만 식용해야 합니다.
강한 독성 탓에 조선 시대 땐 황복을 먹지 않고 버렸습니다. 복어 독에 대한 공포가 심했던 때문인지 복어를 먹지 말라는 유언까지 있었습니다. 실제로 조선 후기 실학자 이규경은 조선시대 백과사전이라고 할 수 있는 책 '오주연문장전산고'에 "선조의 유언으로 복어를 먹지 말라는 경계를 받았으니 어찌 입에 대겠는가. 우리 선조 강계 공께서 유훈을 남겨 자손에게 복어는 절대 먹지 말라고 했다"라고 적었습니다.
다만 이규경 역시 같은 책에서 "참된 맛이지만 입에 대면 죽으니, 그 맛이 어찌 슬프지 아니한가"라고 썼을 정도로 복어의 빼어난 맛은 인정했습니다.
맛이 빼어나니 죽음의 위험과 맞바꾸는 사람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실학자 서유구는 "수달은 물고기를 좋아해서 동자개나 자가사리와 같은 크고 작은 물고기를 가리지 않고 즐겨 먹지만 하돈만은 절대 먹지 않으니 독이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오늘날 목숨을 버려 가면서까지 하돈을 먹는 사람은 사람이면서 수달만도 못한 어리석은 자들이다"라고 개탄했습니다.
서유구가 말한 하돈이 바로 황복입니다. 황복은 배를 부풀린 모양이 돼지를 닮아 하돈(河豚: 하천의 돼지)으로 불렸습니다.
황복은 임진강과 한강을 끼고 있는 경기 파주, 김포, 고양, 인천 강화에서 많이 잡힙니다. 4월 중순부터 6월 중순까지 알을 낳으려고 강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리고 바닷물의 영향을 받지 않는 상류의 자갈 깔린 여울목을 찾아 알을 낳습니다. 부화한 어린 물고기는 2개월간 강에 머물다가 바다로 가 작은 물고기, 새우, 게, 조개류 등을 먹고 3년가량 살다가 강으로 돌아옵니다. 큰것은 45cm까지 자라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황복의 개체수는 한때 급격히 줄었습니다. 지자체들이 꾸준하게 어린 물고기를 방류해 효과를 보고 있지만 여전히 비쌉니다.
황복은 양식이 어려운 물고기입니다. 성장 속도가 느려 수익성이 낮은 데다 양식 기술도 까다로워 충분한 양이 출하되지 못합니다. 그래서 양식 황복도 싸지 않습니다. 자연산의 절반 가격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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